패스트 캠퍼스 강의를 수강한 계기
'패스트 캠퍼스'. 많이 들어 봤던 이름이다. 전산학과가 아닌 내가 학점을 채우기 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관한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여기저기 온갖 인터넷 세상을 기웃거리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전~코로나 한참 시기쯤 해서 '개발자'라는 직업의 인기가 하늘 높은줄을 모르고 치솟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 '개발자'라는 직업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기관에서 너도나도 광고에 '비전공자도 n개월 만에 네카라쿠배당 개발자 가능!'과 같은 식의 멘트를 사용하곤 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당시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겉핥기 식으로 '코딩'만 배우는 사람과 컴퓨터공학을 배우고 '프로그램 설계 및 작성'을 할 줄 아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비전공자와 수도권 또는 탑 대학의 전산학과 전공자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같은 키워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하도 기술의 발전이 빠르고 너무나 고도화 되어서 현업에서는 '연구자'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만 하는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남이 짜 놓은 코드를 갖다 쓸 줄만 아는 사람과 그 원리 자체를 이해하고 만질 줄 아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찐 전공자들 입장에서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위의 광고 멘트들을 비웃으며 '비전공자도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패스트 캠퍼스 같은데서 인강 좀 듣고 와서 그런 소리 하는거겠지 ㅋㅋㅋ' 라고 이야기 하는 전공자 친구가 몇몇 있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패스트 캠퍼스의 이미지는 '겉핥기만 배우는 속성 인강 사이트' 정도였다.
그러던 중... 취업을 하게 되고 내가 이 사이트를 이용하게 될 줄이야... 심지어 강의를 여러개 수강하게 될 줄이야.... 기본적인 '영상 처리'를 활용해 이것저것 하드웨어를 제어하던 기계공학과인 내가, 영상처리가 메인이고 하드웨어 제어가 서브인 곳에 취업이 되어버렸다. 다행히도 졸업 전 까지 공부 할 시간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한줄기 빛 처럼 찾게된 사이트가 바로 '패스트 캠퍼스'였다.
패스트 캠퍼스 강의를 듣기로 결심한 이유
솔직히 후기를 먼저 찾아 보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연관 검색어만 해도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은 검색어들의 목록이 주루룩 나오니까. 그렇지만 비전공자인 내가 하나하나 커리큘럼을 찾고, 교재를 고르고, 검색해가며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나 강사가 별로더라도, 적어도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정도는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진짜 너무 별로면 추가적으로 더 공부하지 뭐. 그래도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솔직히 상세 페이지를 보면 혹할 수 밖에 없게 잘 써놨다...ㅎㅎ
수강 전 고민했던 점
1. 가장 고민했던 점은 '리얼한 수강 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으로 뭔가 돈을 내고 구매하면, 휴지 한장을 사더라도 리뷰를 남길 수 있는데 패스트 캠퍼스는 홈페이지 내부에 별도의 리뷰나 수강 후기가 없다. 오로지 패스트 캠퍼스에서 선별해서 보여주는 리뷰밖에 볼 수 없다. 그런 와중에 많은 블로그 후기는 딱 두 분류로 나뉜다. 첫째, 환급 받기 위해 긍정적으로 쓴 포스팅. 둘째, 앞서 부정적인 연관검색어의 주인공들. 정말정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아래 포스팅을 보고 수강하기로 마음 먹었다.
패스트캠퍼스 후기 고인물 입장에서(듣기 전 반드시 읽어보자)
필자는 프로그래밍과 데이터 분석 공부를 위해 패스트캠퍼스의 많은 강의를 들어온 고인물이다. 단순히 이 사이트의 강의를 많이 들은 것이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후기를 찾아보고 나름대로
honeyreviewer.com
2. 위의 글과 마찬가지로 검증되지 않은 강사진이다. 특히 '잘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위의 링크 게시글에 1000000% 공감한다. 그리고, 특히 '잘 아는 것'과의 차이와 더불어 '연구를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더더욱 다르다. 심지어 강사진을 보니 대학원생이 강의를 하던데 온갖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아닌 이상 대학원생, 특히 박사라면 자기 전공 분야가 점점 더 세분화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컴퓨터 비전'의 모든 분야를 다 잘 아는 최고 전문가가 아니라 '컴퓨터 비전에서 ###을 활용하는 @@@의 %%%'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 강의들을 쭉 보면 이미 온라인 상에서 많은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 강사나, 교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쌩 대학원생인 사람도 많아서 이 부분도 좀 걱정이 되었다.
아래의 후기는 내가 수강한 컴퓨터 비전 정주행, Open CV, 컴퓨터공학 강의에 국한된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후기 - 전체적인 장점
- 커리큘럼: 일단 커리큘럼 자체는 굉장히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정도 기초 지식이 있는 사람이 들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또, 비전공자라고 할지라도 어느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더 공부 할 생각이 있다면 이 커리큘럼과 어느정도 정리된 자료를 얻는 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돈 값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수강 기간: 강의 수강 기간이 평생이다. 사실 이 분야를 잘 모르다 보니 뭘 먼저 들어야 할지 모르겠었다. 그러던 와중에 1+1 쿠폰이 생겨서 강의를 하나 더 빨리 골라야 했는데, 수강 기간이 무제한이라 일단 결제 해 두면 아무때나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 소스 코드 제공: 모든 실습의 소스 코드를 다 제공한다. 그래서 혼자 복습할 때는 물론 강의를 들을 때에도 일단은 강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 일부 검증된 강사진: 강사진을 보면 강의경력이 있으신 분들이 몇분 계신다. 이분들은 강의로 밥 벌어먹고 사시는 분들이다. 잘 가르치신다...! (특히 Open CV 강의 강사님 정말 좋음)
후기 - 단점(컴퓨터 비전 정주행)
- 의미 없는 실습강의: 패스트 캠퍼스 후기를 보면 '코딩 쇼'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 비전 정주행 강의의 Chapter 2 파트는 참.. 참!! 참!! 참으로!!! 내가 할 말이 많다...!! 일단 모든 실습 강의가 코딩 쇼에 가깝다. 이론을 설명해 준 다음 하는 실습 강의이긴 하지만, 강사가 쭉 코드를 읽어주면서 한번씩 실행해 보고 끝난다. 코드를 설명해준다기 보다는 진짜 그냥 읽어준다는 것에 훨씬 가깝다. 이 점에서 파이썬을 알더라도 전공자가 아니면 절대 이 실습 강의에서 의미를 찾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솔직히 코드 '읽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여주는 것'에 가까움.... 여러분 패캠 실습 강의는 구현해보는 그런 알찬 강의가 아니라 '코랩에서 실행 버튼 눌러보기' 강의입니다... - 상세 페이지만 보면 설명하는 이론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실습을 꼼꼼히 하고 진도가 나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렇다. 이론 챕터에서는 초반부만 이론-실습-이론-실습으로 진행되다가, 딥러닝 파트로 넘어가면 95% 이론만 설명한다. 그러곤 뒤에 별도의 '33개 프로젝트로 완성'과 같은 챕터에서 논문과 실습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제공하는 소스 코드를 '실행' 해 보는 강의이지, 딥러닝 구조를 하나하나 직접 구현해보는 실습이 아니다.
- 큐레이션에 가까운 이론 강의: 컴퓨터 비전 정주행 강의 Chapter 2 파트 이론은 초반부엔 이것저것 이론적인 '설명'을 잘 해 주신다. 그런데 중간으로 가다가 딥러닝 파트가 시작되면서 부터 그냥 '이런이런 연구도 있어요~ 논문에서 이렇대요~' 라는 큐레이션? 전시?에 가까운 강의가 이어진다. 강사가 있는 랩의 홈페이지에 찾아가 봤더니 어느 분야를 전공하는지가 나오는데, 코딩 쇼를 넘어 논문 쇼/논문 카탈로그 강의를 이어 나가다가 자신의 분야에선 갑자기 자세한 설명을 한다. 이 파트의 강의 영상들 길이가 압도적으로 길다. 이 분이 수혜받으시는 장학 제도가 뭔지도 알고, 이 분이 발표한 컨퍼런스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알아서 진짜 개쩌는 실력있는 연구자인건 알겠지만 위에서 말한 '잘 연구하는 사람이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다'를 정말 여실히 보여주신다. 오히려 다음 파트로 넘어가서 마지막 논문 실습 파트에서 다른 강사님이 등장하셨을때, '선녀'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를 많이 활용하는 컴퓨터 비전 실습 특성 상, 라이브러리 버전이 안 맞거나 셋팅이 잘못되면 코드가 아예 안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리뷰와 마찬가지로 QnA 창구가 없어서 그냥 혼자 끙끙 앓으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중엔 이론 강의만 이어지고 실습 강의가 안 나와서 수강 진도를 빨리 뺐지만, 초반엔 하루에 5시간 공부해도 여기 실습 강의 차례가 끼어 있으면 5시간 내내 코드 하나만 들여다보다가 강의 하나를 다 못 끝낼 정도였다(비전공자 기준).
강의 고르는 꿀팁
위의 내용을 정리했을 때, 다음과 같은 기준 및 마음가짐으로 강의를 고르면 심신이 편할 것이다.
- 어디서든지 일단 강의 경력이 있는 사람의 강의: 이 경우엔 추천한다! 위에도 말 했듯이, 이 분들은 남들에게 설명하고 잘 알려주기 때문에 경력을 이어가고 계신 분들이다. 잘 하신다.
- '대학원생'들이 강의하는 경우, 커리큘럼과 자료, 대충의 설명이라도 얻을 수 있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수강한다.
- 할인 행사를 정말정말 많이 한다. 그러니 지금 눈에 보이는 이벤트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조급하게 강의를 구매 할 필요가 없다. 며칠 지나면 또 다른 이벤트로 저렴하게 강의를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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